20160206


어딜 가던 길이었다.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문득 발밑이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. 이따금씩, 갑자기 그럴 때가 있다.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르겠는. 내가 무엇을 디디고 서 있는지 알 수 없어 휑해지는. 발을 움직여 땅을 툭툭 쳐보기도 했지만, 감각도 덩달아 이상해지는 것인지 마냥 어색했다. 맨발이었대도 그리 다르진 않았을 것이다.
그렇게 발밑이 허전해질 때마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. 지금껏 단 한 번도 가져본 적 없고, 아마 앞으로도 그러하겠지 싶은, 집이라는 곳으로. 무엇을 가리켜 ‘집’이라 할 수 있느냐고 한다면, 글쎄, 뚜렷하게 잡히는 상은 없으나 어쨌든 돌아가고 싶어지는 공간, 정도이리라고 상상은 한다. 어디에 있든, 어딘가로 돌아가고 싶다. 하지만 그곳이 어디이든 일단 가 닿으면, 나는 또 ‘어딘가’를 그리워하겠지. 그런 식으로 상상만 하다 끝날 것이다. “어디를 가든 어디에도 가 있지 못하다. 마음의 문제, 라고 단정하기엔 또 너무 식상하다. 내 발밑에는 무엇이 있는가”라고 적었던 3년 전 글에서,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.
대체 나는 언제 어느 시점부터 잘못되어왔는가, 에 대해 생각하면 가끔 좀 아득해질 때가 있다.